[데일리안] 12월 9일자
이재오 "한국정치 토양 부실 내가 객토하겠다"
"5년 단임제 하면서 성한 대통령 없어…개헌 반대자들 "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처리로 금년 예산 국회가 사실상 마무리 된 가운데 이재오 특임장관이 ‘개헌’ 불씨를 다시 지피고 나서 주목된다.
이 장관은 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선진화재단 주최의 `대한민국 국가전략, 헌법 개정과 정치 개혁´ 강연에서 “G20을 유치한 나라의 국회가 난장판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한국 정치의 토양이 부실하고 지력이 다했다는 것”이라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전날 국회 폭력사태를 언급, “특임장관 역할이 당정청 조율하는 것인데 어제 본회의장을 보니까 별로 조율할 게 없었다. 정말 오랜만에 본회의장에 있어 봤는데, ‘진짜 이렇게 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국가 전략 차원에서 미래로 나가려면 지금까지 부실한 토양을 바꾸고 객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왜 이렇게 됐느냐고 하면 식민지 끝나고 6.25 겪고 독재가 이어지면서 정말 속살 깊이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게 부족했다. 정치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것”이라며 “한국 정치는, 자유당 12년 해버렸고 공화당이 18년 해 버렸다. 또 전두환 정권 10년 하는 속에서 모든 게 권력에 사람이 집중되고, 최고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 주변으로 모인 것이다.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 권력자들은 자기 권력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권력을 쥔 사람들은) 반대파와 싸울 수 밖에 없다. 권력을 쥔 사람은 반대파를 누르려고 싸우고 사람을 얻기 위해 싸운다”면서 “5년 단임제 대통령제를 보자. 5년만에 권력을 바꿔놓으니 그 중 한 분도 성한 분이 없다. 전두환 노태우는 본인이 부패했고, 김영삼 김대중은 자식이 부패했다. 노무현은 본인이 돌아가셨다. 전부 부패와 관련해서 그렇게 됐다”며 5년 단임제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5년 동안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모든 비판과 반대도 다 대통령에게 몰린다”면서 “G20을 유치한 이명박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뭘 걱정하느냐. 채소값 배추값 걱정해야 한다. 비행기 내리기 전까지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구상하다가 비행기 내리고 나면 그 구상은 별개가 돼버리니까 어느 하나도 제대도 진행이 안된다”고 했다.
그는 “어제 ‘푸닥거리’를 했지만 내년 예산과 중요 법안이 통과돼 금년 정치일정은 사실상 끝났다”고 말한 뒤, “개헌 얘기만 하면 정권 연장을 위한 것이고 밀실 야합이라고 하는데 이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거나 국가 미래에 관심이 없거나 ‘내가 권력을 잡고 다 하려고 하는데 무슨 소리냐’는 사람들”이라며 “국가의 미래를 조금만 생각해 보면 개헌을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는 성공했는데 이게 더 발전하려면 정치적 토양이 부실하다. 그래서 내가 객토를 좀 해야 겠다”면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그런 토양을 만들어야 겠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박정양/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