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12월 9일자
이재오 "국회 난장판 의사 결정..객토해야"
강연하는 이재오 특임장관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인턴기자 =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연 한선국가전략포럼에서 이재오 특임장관이 강연을 하고 있다. 2010.12.9 sjoonhee@yna.co.kr |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이재오 특임장관이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 다음날인 9일 `폭력 국회'를 비판하며 개헌 논의 재점화에 나섰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선진화재단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국가전략, 헌법 개정과 정치 개혁' 주제 강연에서 "G20을 유치한 나라의 국회가 난장판으로 의사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한국의 정치 토양이 부실하고 지력이 다했다는 것"이라며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전날 예산안 강행 처리를 언급하며 "야당이 반대하니까 (일방적으로) 통과시킬 수 밖에 없고 지금 야당이 여당일 때도 그렇게 했다"며 "하지만 우리도 똑같이 한 것 밖에 안된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싸움 한가운데에 있었지만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 전략 차원에서 미래로 나가려면 지금까지 부실한 토양을 바꾸고 객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어제 `푸닥거리'를 했지만 내년 예산과 중요 법안이 통과돼 금년 정치 일정은 사실상 끝났다"며 정치권이 개헌 논의에 본격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개헌 얘기만 하면 정권 연장을 위한 것이고 밀실 야합이라고 하는데 이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거나 국가 미래에 관심이 없거나 `내가 권력을 잡고 혼자 다 하려고 하는데 무슨 소리냐'는 사람들"이라며 "국가의 미래를 조금만 생각해보면 개헌을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2012년이 되면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의 권력이 다 교체되고 격변하게 된다"며 "개헌을 하려면 이 정권 임기 중에 해야 2012년부터 새 체제로 나라를 바꿔서 국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간이 없다거나 너무 늦었다는 것은 안하자는 사람의 소리"라며 "오히려 어제와 같은 모습이 사회 갈등을 줄이고 타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치권이 정치 개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장관은 전날 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매년 12월 말일까지 끌던 잘못된 관행이 무너졌다"며 "진통이 있었다.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기 위한 진통이다. 정치적 야합의 고리는 이제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내가 져야할 짐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 누군가의 희생없이 역사는 발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전날 한나라당의 국회 본회의장 진입시 선두에 서 있다가 이를 저지하려는 야당과 충돌 과정에서 왼쪽 눈썹 부근에 상처를 입고 옷 단추가 다 뜯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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